남편의 은밀한 취미생활 - 바이크 라이프
서울살때 남편이 바이크에 관심이 많았는지 전혀 몰랐다. 예전부터 자동차에 관심많은건 너무 잘 알았는데 바이크에 관심이 있었다는걸 알지못했다. 결혼한지 9년이나 되었는데 남편이 바이크를 타고 싶어했다는걸 몇달전, 오토바이면허를 따러간다고 할때까지도 몰랐다.
그러니 내가 받았던 정신적 충격이 더욱 컸겠지. 난 이제껏 이 나이 될때까지 바이크 혐오주의자였다. 누구 남편이 바이크를 탄다고하면 쯧쯧쯧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아~! 그런데 내남편이 바이크를 탄다니.
한동안 정신적인 충격속에 머물러 있다가 차츰차츰 받아드리기 시작했다.
어쩌겠나. 저리 완강히 타겠다고 하는데..나몰래 바이크까지 제주도로 배달이 오는 마당인데.. 이미 내 생각은 저기 안드로메다행~
바이크는 강남 로얄엔필드매장에서 전화로 구입을했고 제주도 집앞까지 배송되어왔다. 참 좋은 세상이다. 근데 참 이상한건 그동안 왜 내색을 하지않았나.. 자동차 심하게 좋아하는건 알았지만 바이크는 어쩜 그렇게 철저히 숨길수가 있었을까. 이쯤되면 조금 무서워진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더니 내 주변 지인들도 모두 깜짝 놀랐고 마서방이 바이크를 언제 탔었냐, 잘타냐, 걱정어린 말들을 하기도 하고 의외로 엄청 멋있다고 하는분들도 많고 (특히 와이프의 반대로 바이크를 못사고 있는 남자분들이 많이 부러워하신다)
칭찬에 고무되어 하루하루 제주도 바이크라이프를 누리고 있는 남편 마서방되시겠다.


타협
한가지불만은 바이크타는 남자들은 조금 이기적이지않나싶기도 하다.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기위해 신나서 나가면 혼자 집에 있는 와이프는 뭔가싶어진다. 낚시가 취미인 남편들도 마찬가지일듯.. 취미를 같이 한다면 그것보다 좋은게 없지만 난 바이크를 탈 생각이 없고
저분은 너무 행복해하니 나의 불만을 듣고 이해한 남편은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냈다.
내가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에 9시에 일어나니 바이크를 타는 시간은 내가 아침에 일어나기전 (토요일 새벽에 일찍일어나서 해뜰때까지) 라이딩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은거같다 . 탐탁치않아하는 나를 위해 나름 타협을 한거겠지.
그리고 멀리 나가지않고 한시간정도 라이딩하는 방향으로..만약 어디서 혼자 놀다 들어오거나 하면 내가 엄청 무섭게 변할지모른다.
(요즘은 라이딩친구가 생겨버려서 같이 라이딩하고 개인플레이를 하기도한다)
생일기념 라이딩
둘중 하나는 제주에 와서 행복한 취미생활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거같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고 있다. 나도 마당에 꽃심고 꽃 키우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으니 너무 매정하게 하지도 못하겠다.
제주에 일만하러 온건아니니까..서울과 똑같이 살았다면 왜 제주도로 왔겠나싶다. 제주도만큼 바이크타기 좋은곳이 또 있을까싶다.
바이크를 타시는 분들의 로망이 제주도 라이딩이라고들 하시는데 남편은 그런면에서 축복을 받았다.
생일날아침..기분좋게 해주려고 라이딩하는 모습 영상찍어주고 사진도 찍어주러 따라나섰다.
원래는 자는 시간인데 남편생일이니까..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아서 금능,협재바다가 반짝반짝 너무 예뻤다. 바이크와 사진찍는거 너무나 좋아하는분이라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주고 블로그에도 올려주면 행복해할거같아서 오늘은 특별히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제주도에서 오토바이 면허따기
제주도에서 오토바이 면허까지 따신분, 물론 한번 떨어졌는데 어찌나 짜증을 내던지..나중에 알고봤더니 면허도 아직 없는데 바이크는 미리 사놓고 제주로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원참..
무슨 프로모션이 있었던가 해서 급하게 산모양인데,, 그래서 일단 저지르고 나한테 말도 없이 산거같다.
뭐이젠 다 지난얘기지만..
텐덤도 해보다
도대체 얼마나 재밌는지 나도 한번 뒤에 타보게 되었다. 동네 풀베게 카페에 갔다왔는데 남편은 그 카페 사장님하고 바이크라이딩 친구다.
작년에 발리에서 바이크를 빌렸었는데 한번 뒤에 타보고 말은 못했지만 너무 재미있었긴했다.
로얄엔필드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뒷자석 승차감은 진짜..허리아퍼서 다시는 안탈거다.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시승일거같아서 기념사진도 한장 찍었다.


제주에서 바이크타기
바이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어릴적부터 인도에서 자랄때 타보고 싶었던 꿈의 바이크여서 꼭 사고 싶었다고 하는데 언제 그런말을 나한테 했나싶다. 이번에 처음알았다. 신기하지.
아무튼 로얄엔필드를 그렇게 좋아하니 더 비싼 바이크 안산걸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BMW나 트라이엄프, 할리같은 바이크가 꿈의 바이크가 아님을 감사하고 있다.
너무 보호장비없이 타고 있어서 최근에 독일제 비싼 보호장비를 사주었고 바람들어온다고 춥다고 노래를 해서 바버쟈켓까지 사주었다.
모든 취미엔 필요한 장비가 많다. 참..바이크옆에 다는 가방도 프랑스 핸드메이드제품으로 사왔다. 눈이 너무 높아서 큰일이다.
이제는 어느정도 받아드리고 있고 한편으론 저리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좋아서 좋게 봐주고 있는 실정이다. 일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바이크타고 라이딩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생산적이고 좋은거같다..그런면에서 긍적적으로 보게되었다.
인생은 내가 바라지않았지만 일어나는 일들이 있을수있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서로 맞춰가다보면 그렇게 나쁜것만은 아닌거같다.
바이크 극혐주의자인 내가 이런 시각으로 변하게 되었다.
항상 건강하고 안전한 라이딩 하게 되길 매일 기도하고 있다.
